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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크타임

 

★"우리는 그것을 보여주지 않았을 뿐입니다. 우리는 틀리지 않았습니다."


기대 없이 보다가 제대로 칼을 갈고 나온 그룹들의 퍼포먼스에 푹 빠졌습니다. JTBC의 새로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'피크타임'의 이야기입니다. 지난 2월부터 각 방송사들이 잇따라 K팝 아이돌 경연 예능을 등장시키고 있습니다. 오디션 마스터 엠넷이 먼저 '보이즈 플래닛'을 소개하고 3월에는 '소년 판타지 : 방과후 설렘 시즌 2'가 MBC에서 방영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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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던 중 JTBC가 '피크타임'으로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아이돌의 흔한 서바이벌이자 오디션의 흑역사 중 하나로 꼽히는 '믹스나인'을 방영한 곳이 JTBC라는 점에서 솔직히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은 없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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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C 이승기의 예능 복귀작, 이미 데뷔한 그룹들의 단체전이 특징이었지만, 이것만으로 '피크타임'을 바라볼 수 있는 강점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. 하지만, 첫 회부터, '피크타임'은 시청자들에게 분명한 인상을 주었습니다. 신인, 부스터(데뷔 3년차 전후), 활동중지 등 3개 조로 나뉘어 등장한 그룹들은 무대에 대한 갈증을 제대로 해소하면서 차례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습니다.


★ '싱어게인' 제작진

'피크타임'은 JTBC의 인기 오디션 '싱어게인'의 제작진답게 전작의 형식을 많이 닮았습니다 사전 심사를 통해 등장하는 총 23개 팀은 팀명은 물론 팬덤과 소속사까지 공개하지 않고 새롭게 부여된 팀명과 멤버들의 이름만 공개하고 대결을 펼칩니다. '싱어게인'에서는 '00번 가수'로 무대에 올랐다면 이곳에선 미리 고른 번호표에 따라 '시간'으로 팀명을 불리게 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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심사위원 8명 전원이 패스 버튼을 누르면 올피크가 부여되며, 6개 이상의 피크를 받으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만 3개 미만의 피크를 받으면 보류됩니다. 참가자들의 이름은 상위 6명이 올라가는 결승전에서 공개되거나 탈락 시 소개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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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승팀에게는 상금 3억 원과 음반 제작, 글로벌 쇼케이스 등 특전이 주어집니다. 또한 1차 합격 시 보컬 및 댄스 레슨이 지원되며, 제작, 공연, 비주얼 디렉팅 등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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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격적인 1~2회를 한꺼번에 편성한 덕분에 '피크타임'은 많은 팀들이 비교적 골고루 분량을 확보하면서 끼와 색깔을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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★ 관록을 보여준 '활동중지' 팀


녹화일 현재 신인팀부터 2010년 데뷔한 그룹까지 참가자들은 기존 선배들의 대표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경연을 시작했습니다. 중견 기획사나 '프로듀스X101' 출전 경력 등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멤버로 구성된 팀들부터 '그런 그룹이 있었나' 등 철저히 무명의 존재였던 참가자 등이 '피크타임'을 통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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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회 전날 멤버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동작과 파트를 빠르게 바꾼 첫 경연 그룹(팀 14시)은 상당히 좋은 성적을 냈지만 5개의 피크를 받아 다른 참가자들에게 만만치 않은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줬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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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어진 팀들은 올피크부터 0피크까지 다양한 평가 속에 합격, 탈락, 보류 등으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. 특히 '활동중지' 그룹에 속한 팀들은 7 올 피크를 받아 녹슬지 않는 실력을 선보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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방송 말미에는 총 9개 팀이 1라운드 진출을 확정하자 1인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해 놀라움을 안겼습니다. 사정상 혼자 출연한 이들은 별도의 심사를 거쳐 합격자에 한해 '팀 24시'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구성해 1라운드에 진출하게 됩니다. 기존 아이돌 오디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방식이라 차별화 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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★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면, 진정성 담은 참가자들


연습생 때는 데뷔만 하면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. 하지만, 현실의 벽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입니다. '피크타임' 참가자들은 그저 노래와 춤, 랩이 좋아서 힘든 삶 속에서도 아이돌의 꿈을 놓지 않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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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11시 팀'에 참여한 그룹은 생계를 위해 극장, 카페, 떡볶이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, 그 결과 올피크로 1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습니다. 이들을 지켜본 작곡가 라이언은 "(이야기가)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어요. 가슴에 와 닿습니다.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좇아가다는게.. "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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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팀들은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는데도 지지의 박수를 받았습니다. 2014년 데뷔했지만 몇 달간 활동하지 않고 해체한 '10시 팀'은 7년 넘게 음악과 춤을 접고 각자의 삶을 살며 활동한 끝에 출연을 결정했습니다. 공백기로 실력이 부족해 0표에 그쳤지만, 아쉬움 없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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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망돌이라고 했던 사람들을 입 다물게 하고 싶다"는 한 참가자의 다짐이 이곳에 모인 출연자들을 대표하는 다짐처럼 들렸습니다. 실력 면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소속사나 운이 맞아 빛을 제대로 보지 못한 이들에게 '피크타임'은 더 소중한 기회일지도 모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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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슷한 상황에 놓인 참여자들의 조합은 각 팀의 무대가 끝난 뒤 환호와 박수로 이어졌습니다. 다른 오디션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었습니다. 그리고 한두 번의 연속 방송을 통해 참가자들의 진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. 이들에게 인기의 발판이 될지, 아니면 다시 희망고문에 그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적어도 기회의 문이 열린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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